방사능 안전 먹거리를 위해

하승수(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변호사)

지난 9월 6일 정부는 후쿠시마 주변 8개현에서 잡히는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이외 지역에서 나오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세슘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일본 측에 스트론튬 및 플루토늄 등 기타 핵종에 대한 검사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하기로 한 것입니다.

사실 이런 조치는 너무 늦은 것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이후에 환경단체나 생협들은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우려를 계속 표명해 왔습니다. 그런데 ‘기준치 이하라서 안전하다’라는 말만 반복하면서, 세슘이 검출된 수산물조차 수입을 계속해 왔습니다. 일이 이렇게 되자 시민들은 먹거리에 포함된 방사능 때문에 언제 피폭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걱정은 진작 해소시켜줬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의 이번 조치도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일본 측의 검사증명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방사능 검사체계를 제대로 갖출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관계기관이 갖추고 있는 장비는 세슘과 요오드에 대해서만 검사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우리 자체적으로도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의 방사능 물질에 대해 검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후쿠시마 주변 8개현 이외 지역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해서도 검사체계를 강화해야 합니다. 사실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되는 방사능 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때까지는 전면 수입금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표본검사 방식으로는 방사능이 포함된 수산물을 완벽하게 가려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유통되는 식품 전반에 대해서도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2012년에 일부 국내산 버섯류에서 낮은 수치지만 세슘이 검출되어서 충격을 준 사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인류는 체르노빌, 후쿠시마와 같은 원전사고를 겪어 왔습니다. 미국 등 강대국들은 핵무기실험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 와중에서 많은 인공방사능 물질들이 유출되었습니다. 그래서 토양과 바다가 오염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방사능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철저하게 검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방사능에 취약한 태아나 영.유아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정부는 세슘의 경우 kg당 370베크렐(Bq)이라는 기준을 고집하다가 최근 100베크렐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단 1베크렐의・방사능물질이 들어간 먹거리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먹으면 내부피폭을 당하게 됩니다. 1베크렐의 방사능 물질은 1초에 1번 핵붕괴를 통해 방사선을 내뿜습니다. 그것이 사람의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선량 피폭으로 불리는 방사선 피폭의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라 더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것입니다.

물론 생협들은 정부기준치보다 훨씬 더 낮은 독자기준치로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한살림, 행복중심생협 등 일부 생협들은 독자적인 세슘 기준치로 1kg당 성인은 7.4~8Bq, 유아는 3.7~4Bq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환경단체와 함께 방사능 핵종분석기를 구입해서 독자적인 시민방사능감시센터를 설립해서 운영 중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협 조합원들은 조금은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협 물품만 먹는 것도 아니고, 외식을 전혀 하지 않고 살 수도 없습니다. 또한 학교급식, 어린이집 급식과 같은 경우에는 방사능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뭔가 행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방사능에 취약한 유아나 어린이들이 집단급식 등을 통해 내부 피폭을 당하지 않도록 엄격한 검사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방사능 안전 급식 조례’를 제정하자는 움직임이 전국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녹색당은 모범조례안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의회는 최근 비교적 진전이 있는 ‘방사능 안전 급식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경기도만 하더라도 매우 형식적인 조례만 제정되어 있고, 휴대용 측정기로 방사능 검사를 하는 수준입니다. 하나마나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살림 조합원들부터 방사능 안전 급식을 위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했으면 합니다. 생명을 공격하는 방사능으로부터 영・유아와 어린이, 청소년들을 지키는 것은 우리 세대가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입니다.